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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막에 자라는 나무

사막에는 비가 안 옵니다. 나무도 풀잎도 보이지 않고 모래만이 끝없이 끝없이 깔린 곳이 사막입니다.

다른 땅에는 꽃이 피고 새가 울어도 사막에는 뽀얀 모래 위에 봄바람이 이따금 불 뿐입니다.

다른 땅에는 푸른 잎새가 너울너울 늘어지고 그 사이로 차디찬 샘물이 흘러내려도, 사막에는 하얀 모래 위에 여름 바람이 이따금 불 뿐입니다.

다른 땅에는 눈이 내리고 얼음이 얼어도 저 사막에는 아무런 변화도 없이 끝없는 모래 위에 이따금 겨울바람이 불 뿐입니다. 그러나 어린 벗이여, 이 거칠고 쓸쓸한 사막에는 다만 혼자서 자라는 이름 모를 나무 하나가 있습니다. 깔깔한 모래 위에서 쌀쌀한 바람에 불려 자라는 어린나무 하나가 있습니다.

어린 벗이여, 기름진 흙에서 자라는 나무는 따스한 햇볕을 받아 꽃이 핍니다. 그리고 고이고이 내리는 단비를 맞아 잎이 큽니다. 그러나 이 깔깔한 모래 위에서 자라는 나무는, 쌀쌀한 바람에 불려서 자라는 나무는, 봄이 와도 꽃필 줄을 모르고 여름이 와도 잎새를 못 갖고 가을에는 단풍이 없이 언제나 죽은 듯이 서 있습니다. 그러나 벗이여, 이 나무는 죽은 것이 아닙니다. 살아 있는 것입니다. 자라고 있는 것입니다.

가을도 지나고 어떤 춥고 어두운 밤 사막에는 모진 바람이 일어, 이 어린나무를 때리며 꺾으며 모래를 몰아다 뿌리며 몹시나 포악을 칠 때가 옵니다.

나의 어린 벗이여, 그 나무가 죽으리라고 생각하십니까, 아닙니다. 그때 이상하게도 그 나무에는 가지마다 부러진 가지에도 눈이 부시도록 찬란한 꽃이 송이송이 피어납니다. 그리고 이 꽃잎은 별 하나 없는 어두운 사막을 밝히고 그 향기는 멀리멀리 땅 위로 퍼져갑니다./피천득의 <어린 벗에게>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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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외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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